웹소설

우리 사이, 네살(13)

양호양호 2025. 8. 22.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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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강의실에 공부를 하던 나는 도저히 집중이 되지 않았고 그렇게 어색한 침묵이 맴돌던던 순간

책에 집중할 수 없던 나는 용기를 내어 그녀에게 말을 건넸다.

 

“오늘, 공부는 이만할까?”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그녀는 화들짝 놀란 듯 나를 쳐다보았다.

동그란 눈이 마주치자 순간 나도 모르게 웃고 있었다.

 

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수줍게 고개를 끄덕였다.

“응… 사실 나도 그만하고 싶었어.”

 

그녀의 작은 목소리에 괜스레 마음이 간지러웠다.

우리는 말없이 짐을 챙겨 강의실을 나섰다. 늦은 오후 캠퍼스는 고요했다.

우리는 나란히 발걸음을 맞추며 걸었고, 그 짧은 침묵마저도 어색하기보다는 풋풋한 설렘으로 채워지는 기분이었다.

 

그녀가 문득 걸음을 멈추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오늘 하늘이 너무 이쁘다. 공부하기 전엔 몰랐는데.”

 

나도 하늘을 쳐다보고서 그녀의 말에 답했다.

“그러게. 우리 너무 공부에만 매달렸나 봐.”

 

어쩐지 쓸쓸하게 들리는 그녀의 목소리에 나는 문득 용기가 났다. 우리 사이가 더 가까워졌으면 했다.

 

“오늘… 혹시 시간 괜찮으면, 남산타워 보러 갈래?”

내 말에 그녀는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가자!”

환한 미소에 내 마음은 다시 콩닥거리기 시작했다.

우리는 남산타워를 가는 버스 안에서도 우리는 말이 없었지만 우리의 손은 서로의 온도를 느끼고 있었다.

창 밖으로 스치는 불빛들을 바라보며 서로에게로 한 발짝 더 다가가고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설렜다.

 

우리는 남산타워에 도착해 케이블카에 몸을 실었다. 남산타워에 도착하니 어느덧 저녁시간이 되었고

케이블카의 창밖으로 펼쳐진 야경에 그녀는 감탄사를 뱉었다.

 

“정말 예쁘다…”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수많은 불빛보다는 나의 눈에 들어오는 것은 그녀의 얼굴과 눈동자였다.

그녀의 옆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조심스럽게 속삭였다.

“너는 예쁜 거나 귀여운 거 볼 때가 제일 행복해 보여”

 

내 말에 그녀는 흠칫 놀라더니 이내 풋풋한 미소를 지었다.

“오빠 딱 맞췄어!”

 

그녀의 사랑스러운 웃음에 심장이 두근거렸다.

마침내 남산타워에 내리자 서울의 야경이 우리의 눈앞에 가득 쏟아졌다.

 

수많은 불빛들이 밤하늘을 수놓고 바람은 시원하게 불어왔다.

우리는 난간에 기대어 한참 동안 야경을 말없이 바라봤다.

 

“오빠.”

먼저 침묵을 깬 것은 그녀였다.

 

“응?”

 

“고마워. 진짜 이런 예쁜 걸 볼 수 있게 해줘서 나는 서울에 많이 와 보지 못했는데 오빠 덕분에 정말 많은 것을 경험하는 거 같아.”

 

가만히 듣고 있던 나는 더 예쁘고 아름다운 것들을 그녀와 함께 경험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이미 많은 추억을 만들었지만 나는 여기서 멈추고 싶지 않았다.

 

그녀에게 더 큰 행복을 선물하고 싶었다.

“아니야. 아직 더 예쁜 것들을 많이 못 봤어. 앞으로 우리 시간이 날 때마다 더 멋진 경험 많이 해보자.”

 

내 말에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나를 올려다보았다.

밤하늘의 별빛보다 더 반짝이는 그녀의 눈동자를 보는 순간 나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다가가 입을 맞췄다.

그녀는 예상하고 있었을까? 우리의 입술이 마주치자 우리는 함께 눈을 감고 말없이 서로의 마음을 느꼈다.

 

달콤한 입맞춤이 끝나자 우리는 서로를 마주 보며 입꼬리가 올라갔다.

 

남산타워의 야경 아래 우리는 서로 솔직한 마음으로 되었다.

 

케이블카 대신 우리는 손을 꼭 잡고 밤공기를 마시며 걸어 내려가기로 했다.

한마디 말도 없이 서로의 손을 꼭 잡은 채로.

 

집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도 손은 놓지 않았다.

깍지 낀 손에서 전해지는 따스한 온기가 마음을 간지럽혔다.

 

나는 그녀에게 “다음번에 우리 시험 합격하고 나면, 그때는 다시 오자.” 라고 했고

“응! 그럼 다음에 또 오늘처럼 예쁜 걸 눈에 담을 수 있네?” 라고 그녀는 답했다.

“그럼! 우리 꼭 합격해서 같이 다시 오자.”

정류장에 내려 근처 카페에 들러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눴다.

헤어질 시간이 되자 나는 그녀를 버스에 태워 보내고 혼자 카페에 남아 창밖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셨다.

 

버스에 탄 그녀와 메신저로 계속 이야기를 나누며 내일도 함께 공부하기로 약속했다.

그녀와 함께한 오늘의 좋은 추억 덕분에 나는 좋은 기분으로 잠자리에 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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