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우리 사이, 네살 (6)

양호양호 2025. 5. 26. 00:37
728x90

그녀와의 대천해수욕장에서 어느덧 삼일째가 밝았다.

전날보다 더욱 깊은 잠에 빠졌던 탓일까??

우리는 아침 햇살이 창문을 통해 스며들 때 눈을 떴다. 서둘러 준비를 마치고 대천해수욕장을 감싸안은 둘레길로 발걸음을 옮겼다. 바다 내음과 함께 불어오는 바람이 우리의 머리카락을 간질이며 지나갔다.

대학생이라는 신분은 우리에게 많은 재산을 허락하지 않았지만 그녀와의 추억은 그 어떤 재산보다 값진 것이라고 생각한 나는

그동안 아르바이트를 하며 모아둔 비상금을 생각하며 그녀에게 말했다.

"아르바이트 월급이 들어왔는데, 해물라면 먹으러 갈래?"

그 순간 그녀의 미소는 이 세상 그 무엇보다 더 눈부셨다. 그녀는 맑은 눈동자로 나에게 너무 좋다고 꼭 먹고 싶다고 하며

나를 이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주었다.

우리는 서로 이야기는 하지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손을 맞잡고 대천해수욕장을 거닐며 해물라면을 파는 곳을 찾아 나섰다.

약 20분간의 방황 끝에 우리는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작은 가게를 발견했다.

인상이 너무도 좋으신 할머님께서 운영하는 가게였고 가게의 분위기는 따스함 그 자체였다.


주문한 해물라면이 테이블 위에 놓이자 그녀의 눈이 반짝였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라면 위로 바다의 선물들이 풍성하게 올려져 있었다.

그녀는 마치 보물을 발견한 아이처럼 기뻐하며 젓가락을 들었고 우리는 서로의 눈빛만으로도 행복을 나누며 허겁지겁 라면을 먹어나갔다.

"오랜만에 정말 맛있는 음식이었어," 그녀의 목소리에는 만족감이 가득했다.

우리의 대화는 바다처럼 깊어졌고 시간은 파도처럼 빠르게 흘러갔다.

가게를 나서 대천역으로 향하는 버스에 올랐을 때 우리의 손은 자연스럽게 포개어졌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을 바라보며 말없이 앉아있었지만 우리의 손끝으로는 수많은 이야기가 오갔다.

대천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는 동안 우리는 역 앞 벤치에 앉아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때 한 커플이 다가와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내가 그들의 행복한 순간을 카메라에 담아주자 그들은 우리도 커플이라 여기며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했다.

그렇게 우리는 잠시나마 진짜 연인이 되어 카메라 앞에 섰다. 그녀의 작은 손에  손을 얹는 순간... 세상은 고요해졌다.

KTX에 오른 우리는 지친 몸을 좌석에 맡겼고 어느새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수원역에 도착했을 때 눈을 뜬 것은 마치 운명의 장난 같았다.

그녀를 집까지 데려다주겠다는 나의 제안을 그녀는 부드럽게 거절했고 나는 아쉬움을 안은 채 그녀를 떠나보냈다.

집으로 향하는 길 나는 그녀에게 끊임없이 메시지를 보냈다. 대천에서의 추억들이 내 마음속에서 파도처럼 일렁였고

그 파도를 그녀와 나누고 싶었다.

그녀가 피곤하다며 잠시 쉬겠다는 메시지를 보내왔을 때 나는 "잘 자"라는 두 글자에 내 마음을 가득 담아 보냈다.

지하철에서 내려 집으로 걸어가는 길 한여름의 더위도 내 마음의 설렘을 식히지 못했다.

오늘만큼은 집에 빨리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그녀와 손을 잡았던 순간, 그녀와 나눈 입맞춤의 순간이 내 머릿속을 맴돌았고

그 기억은 내 발걸음을 더욱 가볍게 만들었다.

그녀에 대한 내 마음은 바다처럼 깊어져만 갔다. 그녀를 평생 지켜보고 싶다는 생각이 내 가슴을 가득 채웠다. 짧지만 행복했던

우리의 이야기가 앞으로 보이지 않을만큼 우리의 이야기를 상상하며 나는 바람을 맞으며 집으로 걸어갔다.

 

반응형

'웹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 사이, 네살 (8)  (5) 2025.06.22
우리 사이, 네살 (7)  (9) 2025.06.06
우리 사이, 네살 (5)  (2) 2025.05.19
우리 사이, 네살 (4)  (0) 2025.05.15
우리 사이, 네살 (3)  (4) 2025.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