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우리 사이, 네살 (4)

양호양호 2025. 5. 15.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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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천해수욕장의 노을이 가라앉고, 하늘이 어두운 색으로 물들어갔을 즈음, 우리는 바닷가를 천천히 걷다 숙소로 돌아왔다.

 

“대천에서만 먹을 수 있는 저녁, 어때?” 내가 제안하자, 그녀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별빛에 기대어 우리는 골목을 걷고, 작은 파도 소리를 음악 삼아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와 그녀는 서울과 수원에서 각자의 고향에서 놓치고 있던 여유를 이곳에서야 누릴 수 있었다.

우리는 저녁을 먹을 곳은 찾지 못했지만, 나에게는 있어 그녀와 함께 걷는 그 길이 무엇보다 소중했다.

 

그녀는 “무서우니까 우리 그냥 간단히 해 먹자”라며 이야기했고, 우리는 편의점에서 라면과 과자, 그리고 술을 샀다.

 

우리가 잡은 숙소는 대천해수욕장에서는 조금 먼 작은 원룸.
라면을 끓이고, 스미노프에 오렌지주스를 섞어 따뜻한 분위기를 채워갔다.

달콤한 술맛에 웃음도 많아졌고, 서로 먹고 있던 사탕 하나로 시작된 장난이 어느새 서로를 향한 시선으로 바뀔 때 즈음.

 

그녀가 나에게 건넨 사탕을 내 입에 넣었을 때, 이것 단순한 사탕의 달콤함인지 그녀의 온기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그러다가 그녀가 나에게 조심스레 입술로 사탕을 문 상태로 나의 입에 사탕을 물려주었고 그 순간 우리의 입술이 

맞닿았다....

 

장난과 설렘 그리고 술기운이 만든 부끄럽지만 부드러운 우리 입맞춤이었다.

 

그녀와의 짧은 입맞춤이 끝나고...

서로 취기가 올라와서인지... 둘밖에 없는 공간이라서 그런지... 우리는 서로 사귀는 사이는 아니지만

우리는 같은 방식을 서로의 입을 맞추며 놀았다.

 

그 입맞춤은 마치 숨겨두었던 감정의 문을 여는 열쇠 같았다.

서로의 숨결과 서로의 혀가 엉키고 서로의 체온이 전해졌다. 그리고 서로의 몸과 마음이 점점 녹아내렸다.

 

서로의 입술은 머문 상태로 어느 순간부터는 순수한 입맞춤이라고 부를 수 없는 감각이 서로를 휩쌓았다.

그녀의 손끝이 떨렸고 나 역시 숨을 참아가며 그 떨림에 답하고 있었다.

 

그렇게 길면서 짧은 순간 그녀는 나를 조심스럽게 밀쳤다.

“우리… 여기까지가 좋을 것 같아.” 그녀의 눈빛엔 진심이 담겨 있었고 나는 그 말에 수긍할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천천히 숨을 들이쉬며 열기를 식혔고 그녀와 나는 조용히 같은 이불을 덮고 누웠다.

 

이불 속에서 우리는 하늘을 보고 누웠지만 우리의 감각은 서로를 향해 있었다.

밤은 길었고, 마음은 불안정했지만, 나는 그녀를 지켜주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천천히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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